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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해외여행 - 도쿄 1주일 : 첫째날) 기적같은 캡슐 호텔여행/070107 도쿄 2012. 2. 5. 18:21반응형
주의. CAUTION.
이 이야기. 도쿄 여행 포스트들은 5년 전(2007년)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이 여행의 분위기가 어땠었는지 요약해서 보여주는 사진. 촬영금지 마크는 덤이다.
첫째날
출발
우에노더보기첫 번째 날. 2007/01/07. (日)
저 유명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출발일.
여행 전날에 동생이 여행가서 먹으라고 내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드림카카오 72%를 주었으나
너무 사랑한 나머지 냉장고에 고이 모셔놓고 나왔다. 에라이..
김포공항으로 가니까 정말 편한게
지하철 타니까 금방 갈 수 있다는 것.
지금이야 9호선이 뚫렸으니까 9호선 타면 한방에 갈 텐데
저 때는 3호선 타고 5호선 타고 난리도 아니었던 것 같다.
아 옛날이여.
저 때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는 김포-하네다 셔틀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사람도 엄청 많고 서양인도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최신 노선이었던 김포-하네다 노선에 서양인이 있다는 게 매우 신기했었다.
기다리면서 밥 한 끼 먹고
세관 검색할 때 디카랑 면도기 처리 어떻게 하는지 몰라가지고
이곳저곳 물어보기도 하고 안심하며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걸렸다!!!
나도 몰랐는데 필통에 커터칼이 들어있더라. 난 학창시절에 칼가지고 뭘 한걸까.
결국 눈물을 머금은 채 버리고 무사히 탑승.
이때만 해도 정말 설레고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내가 해외로 간다니!
시방 내가 진짜로 가긴 가는겨? ㅋㅋㅋ
방송하시던 분은 혼자서 좋은 발음으로 한국어/일어/영어를 다 소화하셨다. 므쪄요 누님..요거이 E-티켓을 가지고 교환받은 보딩패스.
이윽고 탑승 후 출발..했으나
공항에 천천히 가서 그런지 좌석은 한가운데 세명. 아나..
일본 국적기라 그런지 승무원들도 다 일본어를 쓰는데
영어로 말 걸면 영어로 열심히 대답해 주시긴 하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다.
콜라 달라고 하는데 coke도 모르고 코-라- 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알아들으신다.
여기서부터 우월의식이 생겨났다. "헹 영어 진짜 오지게 못하네 일본사람 ㅋㅋㅋ "
이 건방짐은 다음날 바로 처발리긴 했지만 그건 다음 포스트에서.
미니게임이랑 음악감상. 쇼핑이랑 영화. 외부카메라랑 현위치랑 기상상태 등등.
소우루에서 도쿄로 가는 중. 동해 상공이다 일본해 아니고 임마들아 좀.
밥은 차갑고.. 그래도 다 먹긴 했지만 쪼끔 실망.
나는 블루베리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블루베리 요플레가 제일 맛있었을 정도.
물론 5년 전 기내식이니까 지금은 이런 거 아니지 싶다.
고도 일만이천미터. 시속 일천이백키로에 영하 오십도.. 뭔가 다른 세계다 하늘은.
오오 도쿄..!
첫 해외여행에서, 처음 가는 외국의 도시 모습에 마냥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한국인이 많이 오면 ㅋㅋㅋ 아까 서양인은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못읽을라나.
기내에서 써 둔 입국신고서를 제출하고 여권하고 얼굴을 보여주니
드디어 입국 인가받은 외국인 여행객이 되었다.
가이드북에서 보길 일본은 수돗물 그냥 퍼마셔도 된다기에
음수대 하나 찾아서 먹어봤는데 확실히 냄새가 덜했다. 이쪽은 오존살균이라도 하는건가..
우리가 묵을 유스호스텔은 JR 우에노역 근방이었다. 애초에 체크인을 다음날로 잡아놨고
오늘은 돈도 아끼고 겸사겸사 추억삼아 우에노 근방 캡슐호텔에 묵기로 계획을 잡고 왔었다.
하지만 세부계획을 안 짜서 캡슐호텔이 어디 있는지도 안알아보고
우에노역은 큰 역이래니까 그냥 가면 역 근처에 많겠지 알 게 뭐야 하고 온 것.
이야 개념이 아주 그냥 옹골차구만!
하네다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바래다주는 도쿄 모노레일과
도쿄에서 우에노역까지의 JR 요금이 한번에 티켓팅이 되는지 따로 티켓팅해야되는지를 몰라서
국제선 청사 안내소에 가서 물어봤는데 영어를 모르셨다. 대박ㅋㅋㅋㅋ
결국 손짓 발짓에 모르는 일본어빨로 티켓팅 한번에 된다고 하(는 것 같)길래 자리를 떴다.
정말 저게 전부다. 애초에 국내선이 주로 취항하는 공항인지라 아담한 건물이다.
물론 나리타 공항이 똥망테크를 타고 있는 지금은
국제선 신청사도 짓고 도쿄의 중추 공항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 없다.
도대체 JR선 요금까지 포함한 표를 어디서 뽑나 한참 뒤지다 환승 のりかえ 버튼을 겨우 찾아 표를 구입했다.이게 영광과 환희의 생애 첫 해외구매 열차티켓!
도쿄 모노레일 630엔과 JR과의 환승역인 하마마쯔쬬에서 우에노역까지의 구간요금 160엔이 합산되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지하철에선 자판기를 잘 안쓰고 역무원에게 표를 구입할 때라 너무 신기했다.
물론 지금은 역무원에게 표 사는 일 따위 있을 수 없다.
첫 티켓이라 어디 보관해놨는데 이사다니면서 가이드북과 가계부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아니면 어디 잘 쑤셔넣어놓고 못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에 내려가니 마침 모노레일 급행 차가 와서 순식간에 가버렸다.
가면서 본 불 꺼진 일본의 밤거리는 별로 한국과 다를 게 없었다.
밤 열시쯤이었는데, 가로등만이 거리를 밝히고 있고 돌아댕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을 뿐.
우리나라면 사람들이 늦게까지 돌아댕길 텐데. 문화의 차이인가 보다.
준이는 "일본은 해도 일찍 지고 다들 일찍 집에 들어가니까 성문화가 발달한 거야! 들어가서 뭐 할 게 있겠어!" 라고 개드립을 쳤는데
반박할 수가 없다! 진짜 맞는 거 같아!
일단 JR 우에노역에 도착해서 나오긴 했는데 겁나 황량했다.
캡슐 호텔이 어딨는 지 알리도 없고 받아온 지도에는 비즈니스 호텔 추천만 있고.
무엇보다 역에 노숙자는 겁나게 많았다. 같이 자야되나 고민하다가
일단 역 건너 상가들이 있는 쪽으로 무작정 찾아나서기로 했다.
아니 일단 역에서 역무원이나 주변지도라도 보고 나가지 왜..?
골목을 하염없이 돌다 보니 '웰컴 인'이라고 등록된 여관들이 몇 개 있었는데
세명인데 방 있냐고 물어보니까 다 없댄다. 대충 만만히 준비하고 온 댓가를 첫날부터 치렀다.연말연시라 그 와중에 이쁘게 꾸며놓은 웰컴 인 앞의 화단.
이 당시 국내 기사에서 '일본의 트리 장식 트렌드는 블루/화이트' 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났는데
이 때만 해도 우리 나라의 연말연시 장식 트렌드는 크리스마스 컬러인 레드/그린이었다.
물론 이 때부터 1년쯤 지나니까 블루/화이트 장식이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들어오더니
지금은 블루/화이트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 때 처음 청백색 장식을 보고 너무 이뻐서 살짝 감탄했었다.
결국 날도 춥고 그렇게 포기하고 가는데
준이가 뭔가를 발견하고 "야 저거 뭐라고 써있는거냐?" 래서 하나하나 읽어보니 "카뿌세루"였다.
카뿌세루가 뭐여.. 라고 생각한 순간 캡슐이겠구나 싶어 갔더니
숙박 3100엔.. 그때는 너무 반가워서 그냥 들어갔는데 지금 보니까 비즈니스 호텔급이네 가격이.
늦은 시간에 외국 남정네 셋이 들어와서 당황할 텐데도
직원분이 따뜻하게 맞아줘서 울뻔했다. 그 추위에 수십분을 헤멨으니 흐규흐규.
그리고 방을 배정해주셨는데, 외국인 배려인지
한 층에 캡슐이 4개밖에 없는 꼭대기 조그만 층으로 배정해주셨다.
캡슐은 가로, 높이 1m, 길이 2m 정도의 작은 사이즈지만
TV와 알람시계, 전등, 수건, 잠옷, 거울까지 다 있었다.
이런 숙박시설이 있는 걸 보면 역시 변태같은 일본답다고 해야되나.
그렇게 잠깐 둘러본 뒤 이내 잠을 청했다.
첫날은 그렇게 다이내믹하게 지나갔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