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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낭만의 크루즈 신혼여행] 3. 떠나자 배 타러여행/160605 동지중해 크루즈 2021. 7. 2. 16:45반응형
나는 하루라도 여행을 더 즐기고 싶었던 극한의 김치맨이기 때문에, 결혼식을 끝낸 당일에 출국하는 호기로운
미친계획을 세웠었다. 하루 자고 가도 좋지만 겨우겨우 얻어낸 황금같은 내 휴가가 사라지는걸🤭 다행히 식은 한낮이었고 비행기는 그날밤 12시여서 굉장히 여유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되게바빴다 증말ㅋ다들 아시다시피 결혼식 세레머니 자체는 내가 뭘 한다기보단 결혼식봇A같은 느낌으로 진행하는거라 절차에 따라서 하하 웃고 호호 할거하다보면 어느새 훅 지나가 있다. 그리고 정신 챙겨서 겨우 집에 가면 씻고 정산하고 벌써 저녁때.. 비행기가 12시니까 10시까진 공항 가야하고 길은 막힐테니 그닥 여유가 없다😂
아무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출국 준비를 하구 여행사에서 보내준 크루즈 관련 서류들은 소듕하게 꼭꼭 챙겨서 공항으루~ 공항 가는건 정말 언제나 설렌다. 하도 자주 공항 가서 별로 설레지 않는 삶을 살아보고 싶당.. 공항에서 저녁을 먹고 잠시 숨 돌리며 구경 조금 한 뒤 탑승!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당시 터키항공의 유럽 노선이 인천에서 밤 12시반에 출발해 이스탄불에 아침 6시반에 떨어지는 개념노선으로 유명했다. 환승 시간만 맞으면 유럽 전역에 아침나절, 늦어도 오전에 들어갈 수 있는 김치맨들에게 너무나도 적절한 시간 배치.. 고위직 중에 김치 좀 먹어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와중에 누워서 자는 거 아니면 잘 못 자는 예민남이라 자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그 와중 소식하는 마눌님이 남긴 기내식까지 냠냠 다 먹구 나니 어느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지금은 새로 지은 이스탄불 국제공항으로 취항한다고 한다.) 환승 후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10시도 안 된 시간! 우와 유럽이다!(졸림)
원래는 운치있게 마르코 폴로 국제공항에서 배를 타고(!) 베네치아까지 가려고 했으나, 크루즈는 처음이라 괜시리 마음도 급하고 시간이 2시간 정도로 넘나 오래 걸려서 속편하게 버스를 타구 베네치아까지 왔다. 음~~~ 물비린내도 마냥 행복하구나~ 베네치아 관광으로 왔을 땐 곧바로 기차역부터 관광지라 몰랐는데 버스 터미널에 내리니까 또 분위기가 다르다.
버스 터미널에서 크루즈 터미널 쪽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인 피플 무버를 타고 이동한다. 근데 피플 무버를 타고 어디서 내려서 어느 위치로 가야 하는지 확실히 안 알아봐서 약간 헤맸다. 분명 역은 3개밖에 없는 사실상 크루즈 전용 기차인데 피플 무버 역에 내리면 한국처럼 간판들 쫙 있어서 아 저기가 어느 회사 사무실이구나! 하고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물어물어 가야 한다.
보통 여행사에 확인을 해서 건물 번호를 받아 가는데, 여행사에 확실히 물어본다고 한들 또 하나의 난관이 있는데 탑승장 건물 위치가 자주 조정된다는 것! 이건 진짜
우리처럼운 없는 케이스 아니면 그럴 일 없지만 처음에 당황할 수 있으므로 마음의 준비를 해 두자(?) 아무래도 너무 일찍 와서 따라갈 만한 사람도 없었다. 우리가 피플 무버 역에 내렸을 때는 우리가 탈 크루즈에서 하선하는 사람들 중 마지막 그룹이 역에 오는 게 보였거든.사실 마음이 급해서 잘 안 보이긴 했는데 크루즈가 워낙 크기도 하고 터미널 건물 번호도 대문짝만하게 써 있고 잘 보면 건물 옆에 직원들도 있다... 다 사람 사는 데니까 너무 쫄지 말자. 이탈리아도 반도라 그런지 K-반도 사람인 김치맨들과 잘 통하는 면도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눈치+질문으로 움직이다 보니 짐을 맡길 수 있었고, 일찍 와서 그런지 운 좋게 빠른 시간대인 4번째 타임으로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운이 아니고 발코니 프리미엄 상품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 내가 못 알아들었을 뿐. 진짜로;일단 시간이 10시쯤으로 좀 일렀기 때문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 보였던 아무 음식점에 가서 샌드위치 하나를 브런취로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크루즈를 직접 보니까 벌써 너무 설레는거있쬬! 진짜 왕 큼 우측의 터미널 건물도 5층짜린 될 텐데 크루즈 옆에 있으니 귀여운 사이즈.. 그리고 마침내 12시! 승선 시작 야호~~~
여권검사 같은것도 했
던것 같고 터미널 건물과 연결된 브리지로 쏙쏙 들어갔다. 밖에서 봐도 멀리서 안 보면 그냥 바닷가 호텔같은데 안에 들어가니 진짜 배 아닌 것 같아!와 방으로 들어왔는데 정말 너무 좋다! 처음 느낀 기분은 좁아... 였으나 입구옆에 장실이 있어서 그런거였고 안쪽은 그래도 킹사이즈 침대 2개정도는 넉넉히 들어올 사이즈에 무엇보다 밖에 발코니도 있지뭐야!! 짐도 다 배달되어있구 말이지! 너무 좋아서 기억이 지워졌는지 크루즈 들어왔는데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대피훈련같은거랑 이것저것 했던가.. 승선 직후의 자세한 내용은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포털사이트를 애용하세요 ㅠㅠ 이 때만 해도 난 아직 지금처럼 SNS 관종이 아니었기땜에 사진도 기억도 없음🥴
크루즈 여행에는 항해일지라는 게 매일 매일 나온다! 이름이 항해일지 Logbook 인지는 사실 지금 번역기 돌려보고 알았음.. 보통 뉴스레터나 선내신문 등으로 많이들 쓴다. 다양한 언어로 제공되고, 내가 탄 코스타 크루즈 기준으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매일의 날씨와 들릴 기항지의 정보, 기항 시간과 승선/하선 방법, 기항지 투어
- 오전/낮/저녁으로 나눠놓은 선내 데일리 프로그램 시간표 및 식당 운영시간
- 크루즈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들 안내
제일 중요한 건 첫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Info Util로, 시간표랑 시차 조정 등의 필수적인 정보를 기재해준다. 두번째 페이지를 보면 뭐 진짜 많음.. Guided Spa Tour, Books and Games, Quiz, Bossa Nova Class, Music Class, Theater Show, Party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취향껏 맞춰 이용 가능하다.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싫으면 서비스들을 이용하면 된다. Spa, Bar, Photo, Casino, Tax Free, Library, Pool, Gym 등 다양한 즐길거리들도 있기 때문에 호젓하게 즐길 수도 있음! 다 싫으면 그냥 방에서 뒹굴뒹굴해도 되고..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다.😎
아! 12시부터 승선해서 16시반이 탑승마감이었기도 하니 짐 맡긴 김에 베네치아를 좀 구경하고 올까 했다가, 시차도 있고 짐 끌고 이리저리 이동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어차피 우린 지중해 돌고 와서 베네치아 여행 할 거니까 배에서 쉬었던 것 같기도 하다. 5년전인데 이리 기억이 없냐.. 치매 멈춰!
오후 늦게 배가 출항한다. 우와 움직여!! 대박 커다란 호텔이 그대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느낌은 크루즈가 아니면 정말 느껴볼 수 없는 감정이다. 발코니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샴페인 한 잔 하는 기분도, 침대에 누워 통유리창으로 바다를 보는 기분도 진짜 크~~~ 또 가고싶어!
분위기 좀 내고 선내 산책 하다가 저녁 시간에 맞추어 정찬식당으로 이동. 코스타카드를 보여주니 자리로 안내해 준다. 디너는 코스로 선택이 가능하대서 마눌님이랑 번갈아가며 시켜 본다. 여행 준비편에서 말했듯이 1성공 1실패 1도박의 법칙은 이날부터 바~로 시작되었다. 아니 맛은 있는데 간이 익숙하지 않아.. 베네치아 여행할 때 먹었던 밥은 다 맛있었는데 무슨 차일까🤔
식사까지 하고 나니 시간도 훌쩍 지났고 선내를 구경하면서 내일은 뭐 할지도 고민해보고 하루가 금방 지났다. 내일부터는 제대로 놀아야 하니까 오늘은 일찍 릴랙스해야겠다. 바닥이 스륵~스륵~ 시계추처럼 천천히 흔들리는 크루즈 생활엔 적응이 안 됐지만 자고 일어나니 바로 적응했다! 오히려 배에서 뭍으로 내리면 잠깐 멀미왔음ㅋ 아 마눌님은 멀쩡하셨다.
내일부터는 바리를 시작으로 지중해 투어가 시작된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설레는 지중해의 낭만 여행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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