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해외여행 - 도쿄 1주일 : 셋째날) 신주쿠 프렌즈
셋째날
신주쿠
이케부쿠로
세 번째 날. 2007/01/09 (火)
펼쳐보기 전에 보이겠지만, 간 곳이 딸랑 두 군데다.
어제 열심히 구경을 해서 그런 것도 있고, 일정을 빡빡하게 짜지도 않고
적당적당히 짜서 적당히 오다 보니 이 날부터는 여행도 어깨에 힘 빼고 댕기고 논 것도 별로 없다.
물론 당시의 우리는 무지 즐거웠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다른 여행 계획을 짜는 중이어서 더 눈에 보인다.
아무튼 읽으면서도 마음 편히 읽으십시다.
세 번째 날 아침.
준이가 감기증세를 호소했다.
아무래도 말도 안통하는 쌩외국인 7명과 같은 방을 쓰고
방에서 자유롭게 떠들며 놀지도 못하는 게 스트레스 요인이었나보다.
샤워하기도 애매해서 머리도 겨우 감았었고.
나나 상득이는 당시에 10인 도미토리 룸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준이는 불편과 실망을 토로했다.
알고보니 밤에 숙소에서 술 까고 노는 걸 생각했나보다.
나는 계획을 짤 때 밤까지 열심히 구경 다니고 일찍 들어와서 자는 곳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계획 짤 때 아무도 이견이 없었으니 이제 와서 어쩔 수도 없고..
그래서 서로 불만을 내비치긴 했었지만 이왕 온 거 어찌하리 잘 마무리했다.
나도 도미토리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비싸고 예상보다 너무 사람도 많고 시설도 구리고 그래서 내심 미안하던 차라 할 말이 없었다.
응접실이 있긴 했지만 거긴 양키들이 버글버글하고..
그리고 지금 다시 가라 그러면 도미토리는 안 갈 거다 ㅋㅋ
시설도 좋지 않고 많이 싼 것도 아니니까 비즈니스 호텔이 적당한 듯 싶다.
아무튼 이렇게 여럿이 여행을 하면서
친구끼리 서로 달리 생각하는 것을 보고 해결하는 것도 괜찮았던 것 같다.
아무튼 숙소를 나와 약국에 들러서 준이가 I got a cold라고 하자
약사님은 바로 대답하신다. 영어로! 유창하게! 헐?!
역시 약사라 엘리트라 그런지 다른가? 나이도 지긋하시던데..
감탄하면서 약을 샀는데 약값은 일천엔을 넘어간다.
이거 하나가??
약을 사고, 이제는 공식 아침밥집이 되어버린 어제의 그 밥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나는 생강 뭐시기 덮밥을 먹었는데 생강향이 겁나 쎄더라.
그러고보니 일본 사람들은 생강도 겨자도 좋아하는 듯 이곳저곳에 다 들어가있다.
언제나처럼 우에노에서 모닝변을 보아주고
신주쿠로 가려 했는데 이계인씨를 발견했다!
수배 전단지에 :)
국위선양하시는 이계인씨의 존안을 뵙고 나서
신주쿠로 가려 하는데.. 야마노테선을 탈지 쥬오선을 탈지 고민이 되었다.
야마노테선은 순환선이라 삥 돌아가니까 쥬오선을 타면 중간을 갈라서 가니까 더 빠르지 않을까! 하고.
빠르기는 했다.
5분 정도?
환승시간도 있고, 야마노테선은 2호선만큼 크게 도는 노선이 아니어서 금방이더라..
신주쿠 쪽으로 또 오게 된 이유는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는 범이를 만나기 위해서였는데
약속시간까지는 좀 남아서 신주쿠 서쪽에 있는 도쿄도청을 구경하기로 했다.
금방 갈 줄 알았는데.. 꽤나 걸렸다.
무빙워크를 타고도 한참이었으니.
그리고 마침내 도착!
도청을 이렇게 간지나게 지어놨네..
같이 있던 멋있던 건물.
도쿄 도청은 꼭대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어 아무 쪽이나 가서 구경하면 된다.
관공서다 보니까 전망대 관람료 따위도 없다. 높이도 무지 높고.. 밤에 왔었으면 모리 타워만큼 멋있었을 듯.
전망층에 올라가면 가운데는 카페랑 엘리베이터가 있고 주변은 쫙 전망창이라 전망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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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다시 글쓰면서 열받는데 진짜 또 내가 여행갈때 이렇게 대충 가면 성을 간다 성을 갈아 ㅋㅋㅋ
다행히도 이 이후의 여행은 어디든 충실히 다녔다.
어쨌든 다시. 오덕샵을 가도 구경만 하고 뭐 사지를 않으니 시간이 떠서 저녁을 먹고 만나기로 했는데
저녁을 먹을 만한 데가 없어서 한참을 돌아댕겼다.
헤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아까 그 호텔 앞을 지나쳤는데 무서운 흑형들 아직도 있고..
결국 그냥 댕기다 사람 많은 돈까스집을 발견해 들어갔다.
근데 여기도 골때리는게 나는 치킨까스, 상득이도 뭐시기 까스, 준이는 생선구이를 시켰는데
따라나오는 소스를 어떻게 찍어야될지 감도 안오는 거였다.
상득이의 뭐시기 까스에는 날계란도 따라나오고.. 뭐여이거 진짜?
머스타드인줄 알고 묻힌 노란 까스는 겁나 쓰고, 치킨까스 위에 있던 분홍 소스는 뭔 맛인질 모르겠고..
흔한 돈까스 소스도 없고 따라나오는 소스들은 우리나라랑 너무 맛이 다르고..
고기 자체는 겁나 맛있었는데 고기만 먹으려니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진짜 담번엔 맛집동선 꼭 파악해서 간다..
근데 무능이 만나서 먹어도 됐었잖아? 멍청하네 진짜 ㅋㅋㅋㅋ
어쨌든 신주쿠로 출발!
이케부쿠로 안녕. 내일 다시 보자 -_-
이윽고 신주쿠 역에 도착해서 찬협이를 만났다.
다른 친구랑 있었는데 이름을 정확히 기억 안 나므로 엽이라고 해 둔다.
근데 만나보니 얘들은 우리보다 더 웃긴게
10시간동안 가부키쵸를 찾아서 신주쿠를 헤메이고 있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도 우리랑 똑같은 가이드북 똑같은 지도 봤는데 ㅋㅋㅋㅋㅋ 아주 무능세트다
무능이는 참고로 학창 시절때도 똘짓으로 기행이 많아 별명이 무능이었다. 아주 유쾌하다.
물론 평소 행동이 좀 얼빠진거랑 능력은 상관없다. 연대생이니까.
연대생이 되면 얼빠진 모습도 인간적인 면으로 보이는 이 모습.ㅋㅋㅋ
착하고 재밌는 애라 주변에 항상 친구가 많다.
그리고 만나서 간 곳은
여기.
신주쿠 최대의 유흥가 가부키쵸!
우리 무능이는 업소 갈거라고 아주 기대를 하고 있었다 ㅋㅋㅋㅋ
엽이가 얘기해주는 말로는 둘이 빠찡꼬를 했는데
엽이는 천엔 넣고 오만엔 따고, 이에 고무된 무능이는 오천엔을 그대로 날렸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도 보고 따라가면 순식간이던데 여길 못 찾아서 하루 종일 헤메..?
뭘 내가 잘못 들었겠지 허허 무능갑ㅋㅋㅋㅋㅋㅋ
들어가고 나니까 술집은 엄청 많은데
삐끼들이 엄청 달라붙는다. 개중에 한 명은 한국어로 "홀딱쇼 어때요 홀딱쇼" 랜다
뒤집어졌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단어 어떻게 알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에는 중국인흉내를 내니까 떨어져갔다. 니취팔럼마 니쫌빵매야 하니까 다들 떨어져나가더라.
마법의 말 중국어...
돌아다니다 발견한 한인 비디오가게!
김치도 파는데 500엔.. 양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비쌀 삘이 ㅋㅋ
한국 신문 한국 TV 녹화한 비디오 한국 라면 과자.. 완전 천국이네.
그러고보니 신주쿠는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신오오쿠보와 가깝댄다.
낮에 만난 범이도 거기 살고 있고.
그렇게 주변을 돌아댕기다 히가시신주쿠 지하철역에서 헤어지고 숙소로 향했다.
오는 길에 약국에서 수건도 한 장 사서 양말과 함께 빨래를 돌렸다.
양말을 좀 적게 가져와서 사려고 했는데 마땅한 게 없어서 빨래 고고.
그리고 이 날 드디어 준이가 유스호스텔이 익숙해졌댄다.
익숙해지니 괜찮다고. 계획 짜고 나서 계속 미안했는데 마음 씀씀이에 감사할 뿐이다.
준이의 새 디카 테스트샷.
온풍기를 조작해 친구들에게 온기를 나누어주려는 나를 방법하려는 상득이.
이 시츄에이션에 신경쓰면 지는거다. 일상이다 일상 그냥.
우리는 이제 슬슬 자려 하는데 같은 방 쓰는 서양애들은 엄청 늦게 들어왔다.
그리고 얘들은 옷 갈아입지도 않고 그대로 바로 누워 디비 잔다!
게다가 아침엔 일찍 일어나지도 않는다. 브런치때쯤 되어 일어나 그대로 나가서 또 여행하는 듯.
서양애들은 이런 리듬인가보다.. 근데 안씻는건 좀 아니지 않냐??
그렇게 오늘은 하루종일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친구들을 만났다.
이런 여유있는 여행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많이 구경은 못 했지만 친구들을 타지에서 만난다는게 반가웠으니까.
하지만 아직 이런 여유있는 여행보다는 이것저것 많이 구경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
내일은 오다이바에 가기로 한 날!
원래는 종일 있으려 했지만 오늘 암럭스와 선샤인시티를 못봤으니까 오전에 거기부터 보고.
그리고 온천에서 목욕을 하기로 한 날이다!
간만에 때 좀 빼겠어 ㅋㅋ